예술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조응하고 냉소하고 때로는 불화하는 과정에서 시대를 말하는 것은 예술가들의 의무이기도 하다. 예술가들이 시대를 말하는 방식을 들여다볼 수 있는 몇몇 전시회가 있다.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식으로 시대적 이슈를 곱씹어보게 하는가 하면 치열한 기록으로 편견에 맞서게 한다.
■‘비디오 포트레이트 Vol. 2’ 토탈미술관
흰 셔츠와 청색 바지를 입은 남자가 심각하게 이야기하며 다가온다. 구두와 옷, 액세서리가 진열된 숍이 빼곡히 늘어선 쇼핑 아케이드다. 화면 아래에 나타난 총부리가 걸어오는 남자를 향한다. 총이 발사되면서 그의 흰 옷은 이내 피로 낭자하다. 그는 총을 맞으면서도 뭔가 외치기를 멈추지 않는다. 반면 쇼핑객들은 피흘리는 그를 보고도 이렇다 할 반응을 하지 않는다. 터키 작가 할릴 알딘드레의 ‘누가 예술가를 쏘았는가’는 2분이 채 안되는 영상을 통해 예술가의 운명과 당위적 가치를 말하면서 동시대 대중들의 무관심과 묵인을 지적한다.
베를린 DNA 갤러리와 토탈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전시회로,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11명의 영상작가들이 저마다의 기법과 시선으로 현실을 담아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슬람의 여성인권과 같은 주제에서부터 삶의 아포리즘을 담은 메시지까지 다양하다. 올 상반기에는 같은 제목으로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기도 했다.
마크 스타이너의 ‘울라이 이리테이션’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행위 예술가 아브라모비치의 연인이자 예술적 동료였던 울라이가 1976년 독일 베를린 내셔널 갤러리에서 히틀러가 가장 사랑했던 작품 ‘가난한 시인’을 훔쳐 나오는 과정을 녹화한 것으로, 상징적이고 강렬한 풍자가 인상적이다. 10월22일까지. (02)379-3994
〈글·영상 박경은 기자
[email protected] 편집 유명종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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