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 다음이 아마 마지막 영상이 될 것 같네요.
다음 영상에 이어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
- 본문
장 자크 루소는
인간은 자연 상태로 완전히 돌아갈 순 없지만,
인간 고유의 본성을 유지하고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루소가 이야기한 인간의 자연적 본성은
자기애(자기 보존의 욕구)와 연민이다
자기애와 연민은 서로 관련이 있다
자신을 사랑해야 남을 불쌍하게 여길 수 있다
자신에게 경제적으로든, 혹은 심적으로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남을 가엽게 여길 마음이 생기고,
이것은 기부 등의 실천적 행동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자기애와 연민은 그렇다치지만,
자기연민은 어떨까
자기연민은
자신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분명, 괴로운 마음이다
자기연민은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다
자신을 너무나도 사랑하는데,
현실이 자꾸만 나를 억누를 때,
정말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성공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 대한 안쓰러움, 서러움.
그런 것들이 자기연민으로 나타난다.
반면, 자기비하는 자기연민과는 결이 다르다
자기비하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서 나오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기대가 없는 것이다
덤덤하고, 크게 괴로울 일도 없다
(여기서 자기연민과 자기비하는
일시적인 상태에 그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 이상의 지속적인 상태를 이야기한다)
스스로를 사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스스로가 가엽다
정말 열심히 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동안 내가 정말 괴로워해왔다는 걸 알기 때문에 가엽다
스스로가 너무나도 안쓰럽고 서러움은 물밀듯이 올라온다
내가 결국엔 드라마틱한 결과를 맞이하는
영화 속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이젠 안다
가끔 아주 가끔 일어나는 일들에
기분 좋은 기대를 품었던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나지막히 내뱉는다
때론 미친듯이 부르짖는다
"나 이제 어떡해.."
자기연민..
내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너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동안 정말 많이 힘들어했었잖아
이제 좀 꾸준히 오랫동안,
걱정 한점 없이 편안해도..
행복해도 되잖아..
아픔 속에서 이젠 아프지 않기를 오늘도 또 바라본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찬다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백석 「흰 바람벽이 있어」
BGM
새벽달 - 벚꽃을 좋아하는 고양이, 꽃 피던 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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