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무죄 8년 뒤 드러난 살인 교사

앵커 멘트 자신의 아내를 살해해 달라고 사주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던 한 사찰의 주지승이 최근에 다시 철창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김기흥 기자와 함께 이 사건 짚어봅니다. 한 번 무죄를 선고받았는데 어떻게 다시 잡혀 들어가게 됐나요? 기자 멘트 살인 교사 혐의에 대해선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까지 받았던 이 남성에게 또 다른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바로 사기 혐의인데요. 살인교사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돼 풀려난 남성은 바로 보험사를 찾아가 보험금 8억 원을 챙겼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이 사기로 뒤늦게 밝혀졌는데요. 우선, 사건이 발생한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리포트 2003년 10월, 경기도의 한 사찰 근처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 안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사망한 여성은 바로 사찰의 주지승인 박 모씨의 아내, 조 모씨였습니다. 박 씨는 대처승이었는데요. 시신에는 누군가에게 목이 졸린 흔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경찰은 사찰에서 일을 봐주는 김 모씨를 수사하던 중, 자신이 조 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 조사를 받던 김 씨가 뜻밖의 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평소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주지승 박 씨가 김 씨에게 아내를 죽여 달라고 사주 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성용 (반장/서울지방경찰청 장기미제사건 전담팀): "행자승이 범인으로 지목이 되어서 행자승을 수사하다 보니까 거기에 (아내 살인을) 교사한 사람이 남편이다. 살인교사 부분이... 그래서 (사망한 조 씨의) 남편을 수사해서 구속이 됐죠." 당시 행자승이었던 김 씨는 박 씨가 시키는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故 조00 유가족 (음성변조): "박 씨를 신처럼 떠받들고 있었던 상황이었어요. 그때는 스님이었으니까 박 씨가... 뭘 시키면 죽는시늉까지 할 정도로 그 정도 였죠." 인터뷰 주민 (음성변조): "걔(김 씨)는 진짜 법 없이도 사는 애예요. 맹하다고 그래야되나? 맹한 것... (박 씨가) 계속 걔한테 주입을 시킨 것이겠죠." 결국, 김 씨의 증언으로 2004년 8월, 박 씨와 김 씨는 각각 살인교사와 살인혐의로 징역 15년씩을 선고받게 됩니다. 하지만 박 씨는 자신은 그런 일을 시키지 않았는데 행자승인 김씨가 말을 꾸며냈다며 항소했고, 급기야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녹취 김성용 (반장/서울지방경찰청 장기미제사건 전담팀) : "(박 씨가 징역을) 15년 받아서 다시 항소를 해서 거기서 무죄가 됐죠. 살인교사 부분이...(혼자서 한 범행이라고 하던가요?) 그렇죠. 그렇게 뒤집어씌운 것이죠." 결국 2005년 5월, 박 씨는 자유의 몸이 되었는데요. 모두 끝난 줄로만 알았던 사건. 그러나 7년이 지난 2012년, 한 보험사 직원이 오래된 서류철을 뒤적이다 조 씨의 보험 파일을 발견하게 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인터뷰 보험사 관계자 : "고액의 사망 보험금이 지급되는 종신 보험을 집중 가입했고 가입 후 근접 일자에 6,7개월이 지난 후에 (가입자가) 사망을 했거든요. 그 점이 좀 의심스러웠습니다. 상품의 특성이... 가입 목적이 좀 불순하다." 특히 '특약부분'이 의심스러웠습니다. 인터뷰 보험사 관계자 : "특약 구성을 더 선택을 해서 사망 보험금을 최대한 높였더라고요.상품 조립 자체에... (보험금을 타려는) 의도적인 부분이 거기서 보이는 것이죠. 이것은 사망 보험금을 편취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망 보험금이 많이 나올 수 있게끔 설계를 한 것이죠, 가입할 때부터..." 제보를 받게 된 경찰은 이 사건의 공소시효가 두 달밖에 남지 않았던 만큼 바로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먼저 조 씨가 직접 계약을 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보험계약서의 필적 감정을 의뢰했으나 실패한 전담팀. 그러나 남편이 여신도들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의심해 작성해둔 조 씨의 메일함 주소록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