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엄스님 화엄법계연기 1

설명징관澄觀의 법계法界 이해 1) 일진무애법계(一眞無碍法界) 청량국사 징관은 새롭게 사(事)·이(理)·이사무애(理事無碍)·사사무애(事事無碍)의 사법계(四法界)의 체계를 세웠다. 그가 설한 ‘법계’는 ‘진여’의 의미를 포함하여 ‘세계’의 의미와 거의 일치하고 있다. 징관은 「입법계품」의 근본취지를 밝히면서, 법계란 ‘의미(義)’의 입장에서 소입법계(所入法界)를 ‘일진무애법계(一眞無碍法界)’라고 한다. 일진무장애법계는 성(性)·상(相)의 입장에서 보면 이(理)와 사(事)를 떠나지 않지는다. 의미 내용의 입장에는 유위법계(有爲法界)·무위법계(無爲法界)·구시(俱是: 有爲亦無爲法界)·구비(俱非: 非有爲非無爲法界)·무장애법계(無障碍法界)의 오법계(五法界)가 있다. 2) 법계의 궁극적인 의미 징관의 법계 해석의 가장 큰 특징은 법계를 ‘진리의 궁극적인 상태로서 진리 그 자체이며 만물을 생성하는 근원’이라고 하는 성기(性起)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는 점이다. 『화엄경소』 권1 서두의 ‘법계구(法界句)’에서 “왕(往)과 복(復)이 끝이 없으나 동(動)과 정(靜)이 하나의 근원이며, 수많은 묘한 작용을 포함하고 있으면서도 여유가 있고, 언어와 사고를 초월하여 이보다 훨씬 더 벗어난 것은 오직 ‘법계(法界)’뿐이라 하겠네”라고 설하고 있다. 이 내용의 해설에서 징관은 스스로 중국 고유사상인 『주역』과 『논어』 그리고 『노자』와 『장자』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징관은 ‘법계(法界)’란 진리의 궁극적인 상태이며 이는 곧 만물의 근원이지만, 이는 유(有)와 무(無)의 대립적인 관계를 초월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생멸 속에 진상(眞常)이 있고, 연기하는 가운데 서로 비추어 낸다고 표현한 것이다. 징관의 『연의초』 권1에서는 ‘법계’를 가장 중시한 이유에 대해, “법계는 『화엄경』에서 근본으로 삼는 까닭이며, 또 모든 경전에 통하는 본체이기 때문이며, 모든 진리가 공통으로 의지하는 곳이기 때문이며, 모든 중생의 미오(迷悟)의 근원이기 때문이며, 일체제불이 깨달은 곳이기 때문이며, 모든 보살행이 이곳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며, 부처님께서 처음 성불하여 돈교를 설한 까닭이며, 여타 경전에서 점교를 설한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